1학기를 마치며 계기, 과정, 얻은 것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진소영
2022-12-22
조회수 465

1학기를 마치며, 같이 이 과정을 한 사람이나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1학기를 시작한 계기, 하는 과정, 해보고 얻은 것에 대해 얘기해 보고 싶다. 


어느 날 ‘어쩌다 이렇게 깊이 들어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시작부터 운동인증(따로 운동인증 모임있음)을 하고 아침선언에 하루계획짜고, 다시 기록(저녁때 한꺼번에 하기도 하고 중간에 생각나서 하기도)한다. 저녁 이후 아이캔유튜브대학 과제도 하고 과제책도 읽고, 자기 전에 파코챌 다이어리(1학기 과정은 아님) 인증까지 한다. 너무 심하다 싶게 빠져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왜 나는 이걸 하고 있을까? 그 시작은 언니에게 ‘벌떡습관’ 얘기를 듣고 그게 뭔지 궁금해 했던 순간이었던 거 같다. 김익한 교수님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파란코끼리(새벽5:00-6:30) 공부모임을 알게 되었고, 아이캔유투브대학, 파코챌 다이어리까지 알게 되었다. 파란코끼리는 4번 해 본 것이 다이고, 지금도 시간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나마 나에게 맞게 시간조절하는 아이캔유투브대학이 내가 할 수 있는 만만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캔유투브대학의 과정이 고등학교나 대학교 공부과정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려운 과정은 아니다. 다만 일상, 업무와 병행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내가 10대, 20대의 체력이 아니기 때문에 더 쉽게 찾아오는 피로와 귀찮음이 예전보다 훨 커졌다. 개강 때 김익한 교수님이 매주 스케쥴을 정해서 2개 강의 정도 들으면 스케쥴 소화가 된다고 했다. 1강이 20-30분짜리니까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정서 2권도 매일 20-30페이지(가끔 빈 페이지가 편집상 섞여있다) 정도 읽으면 할만 하다. 결국 내가 하루 1-2시간 시간을 낼 용의가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내가 나를 구원할 것인지 말 것인지 매일 1시간으로 결정된다면 난 하겠다고 결정할 것이다. 큰 산 같은 학사과정을 쪼개서 조약돌로 만들었고, 조약돌을 하나씩 옮길 때 형광펜으로 학사과정 표에 완료했다고 표시하는 게 도움이 되었다. 처음에 만능노트와 만능카드 얘기를 듣고 뭐 이런걸 하는지..하면서 거부감도 들었다. 일단 하기로 했으니 강의 14개를 듣고 만능노트와 만능카드를 다 해봤다. 하다보니 요령이 생긴다. 처음에는 당연히 어색하다. 만능카드를 작성해서는 학습게시판-요약게시판에 업로드로 과제를 인증하고 나면 왠지 내가 엄청난 것을 한 것 같은 성취감이 들었다. 나 혼자 나에게 자랑스러움을 상으로 주었다. 


이런 걸 하고, 저런 걸 하는 게 엄청난 일로 들릴 수도 있다. 실상은 매일(진짜 매일은 아니고, 느낌상 매일이다) 1-2시간 시간을 내서 해보는 것이었고 귀찮은 것과 어색한 것을 벌떡 일어나서 싹 해버리는 것이 다였다. 딱 그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해보라는 것을 다 해보면 어떨지 궁금했다. 내가 나에게 약속한대로 최대로 충실하게 과정을 따라갔고 아직 몇가지 미흡한 게 있다. 방학 기간 중에 그 미흡한 것도 싹 다 해보고 싶다. 내가 나에게 그렇게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친절한 인간은 내가 되는 게 맞는 것 같다. 지금까지 때때로 나에게 모질고 불친절 했었다. 


위에 언급한 것을 해보고 나에게 생긴 변화는 나에 대한 믿음상태가 바뀌었다. 이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믿음직스럽고 대견하다. 예전상태도 대체로 괜찮은 편이었으나 미세한 틈으로 물이 새는 항아리 같았다. 이제는 그 항아리가 더이상 새어나가지 않고 충만하게 물이 차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일을 해도 보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했었다. 책을 읽어도 이게 내가 이해를 한 것인지 아닌지 지지부진한 느낌이 있었다. 만능노트와 만능카드를 써보니 일단 그런 느낌에서 확실히 안정감과 단단함이 생겼다. 내 것과 아닌 것의 차이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더 명확해졌다. 특별히 과제 중에 ‘인생지도’그리기를 한 것이 좋았다. 1학기 과정에 요구사항은 아니지만 파코챌 다이어리를 써보면서 인생지도 그리기 과제를 매달 월말이나 월초에 새로 작성해 보고 있다. 지난달에 내가 원하는 것에서 어찌 실행되었고 어떤 변화방향이 있으면 좋을지도 한눈에 보인다.


아이캔유튜브대학 단체 카톡방에 약 600명의 학생이 있는데, 책읽고 말하기 모임을 모집하면 금새 5명이 모이는 것도 꾀 놀라웠다. ‘같이 공부하자’라는 말에 득달같이 반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모르겠다고 하면 여러 사람들이 잘 알려주고 배움을 나누는 일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기꺼이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 있었다. 내가 이것을 고등학교 때 알았다면 어땠을까? 인생에 ‘만약’은 없지만 그래도 가정해 본다면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삶에서 겪었던 모든 일에 후회는 없다. 후회스러운 순간마저도 감사하다. 그게 없었다면 지금 내가 여기서 각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공부형인간과 기록한 인간으로 거듭날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 오늘이 행복하고 내일도 기대되고 설레인다. 이 과정을 이끌어주신 김익한 교수님과 능성이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함께하고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