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고맙습니다

10기 이유리
20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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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살 겨울, 엄마는 내가 교대에 가기를 원하셨지만 서울에 있는 대학을 선택했습니다. 대기업을 잠시 다니면서 이건 아니다 생각이 들어 공공 부문으로 옮겼습니다. 몇 해 전엔 잠시 공부를 하겠다며 온 가족을 이끌고 팬데믹 와중에 해외에 나가 있기도 했습니다. 이토록 주체적이니 내 삶의 주인이 나인 것을 의심한 적이 없었습니다.

작년에 휴식기를 갖고 얼마 되지 않아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머릿속에 툭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 나는 지난 수십 년을 아버지의 인정을 받으려고 살았구나.” 그 속에 회사의 인정, 상사의 인정, 남편의 인정 따위가 넝쿨로 얽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기준으로 인생을 살았던 겁니다. 나로써는 엄청난 깨달음이었습니다.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있습니다. 왜 베스트셀러인지 알겠습니다. 작년의 깨달음을 타인의 언어로 다시 확인합니다. 과제분리라는 새로운 단어가 각인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내 아이들에게 내가 가하는 간섭들이 떠오릅니다. 부모와 학교와 그 밖의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아이를 보며 생각이 많아집니다.

과제가 생겼습니다. 김익한 교수님 표현으로 주관자가 되어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살다 보면 내 아이를 어떻게 도울지도 생각이 나겠지요. 다이어리를 쓰고, 강의를 듣고, 책을 보고, 이것 저것 해 보며 나를 관찰합니다. 좌충우돌하고 있습니다. 이런 나를 수용하고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인생은 함과 됨의 변증법이라고 교수님이 말씀하셨는데요, 지금 내 모습은 내 의지와 주변 환경 요소가 결합된 결과물임을 새삼 확인합니다. 아이캔대학을 추천해준 멘토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