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는 사랑" 을 읽고

8기_권종현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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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 전부터 자기계발 관련 책만 몇년을 읽었던거 같다. 2년 전쯤일까 안나 카레리나를 마지막으로 소설을 읽은 기억이 별로 없다. 안그래도 짧은 시간 픽션 보다는 논픽션을 읽는 것이 삶에 도움이 될 듯 했다. 최근 아이캔유를 시작하면서 소그룹에 소속이 되어 매주 책을 읽고 있는데 대부분 자기계발분야의 책이었다. 조이 북클럽에 가입하고 급하게 책을 구입해서 3일 정도 급하게 읽어 내려갔다. 

  첫장부터 상황이나 심리 묘사에 탁월함을 느끼졌다. 이언 매큐언의 책은 처음 접했다. "견딜 수 없는 사랑" 사랑에 대한 내용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도입부분부터 주인공이 피할 수 없는 상황을 직면하게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누구나 있을 수 있는 상황에 누구나 할 수 있는 판단과 행동을 죄책감과 갈등으로 엮어 내는 듯 했다. 

  로건의 죽음...그리고 주인공인 조의 죄책감이 페리라는 유령을 만들어 내는 듯 했다. 보통의 관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전개였고, 그것이 어떻게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인가...나는 조의 애인인 클래리사의 관점에서 점점 조를 바라보게 되었고, 경찰서에 페리를 고발한 상황에서 경찰관이 조를 몰아가는 상황전개에 더욱 조를 의심하게 되었다. 

  조가 하고 싶었던 것을 못했던 과거의 실패 경험..그리고 사람의 죽음에 자기가 일조 한 것이라고 느끼는 죄책감이 망상을 만들어 낸 것이라 생각했다. 페리가 보냈다는 수 많은 편지는 왠지 조가 스스로 쓴 것 같았고, 사람의 죄책감과 과거의 실패 경험이 이렇게 한사람의 영혼을 나약하게 만들고 병들게 한다고 생각되었다. 페리가 조에게 보내는 사랑 가득한 편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라 정신병 환자로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리고 페리와 조가 만난 것은 불과 몇 분 정도의 순간이였고, 그 전에는 서로 일면식도 없는 서로에 대한 정보도 없는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였다. 보통의 스토커들은 대상에 대한 어느정도의 접점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페리를 스토커로 볼 상황이 아니였다. 

  점점 조가 이상해져 가고 있다고 느껴졌고, 조가 총을 구입하려 했을때는 총기 구입으로 큰 사건이 터질 것이고 결국 조는 불행한 결말을 맞을 것 같았다. 그러나, 결말은 조의 상상이 아니였고 모든 것은 실제 상황이였던 것이다. 조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혼자 많이 힘들었을 것이고, 애인과의 사이도 멀어지게된 피해자였다. 그러나 클래리사는 환자인 페리에게서 자신을 구해준 조에게 이모든 상황으로 몰아간 것이 조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조의 단독적인 행동이 자기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원망도 했다. 

  조가 말한 드클레랑보 증후군은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정신질환이였음에도 이 질환을 모르는 제3자들은 피해자를 오해했을 것이고 피해자는 드클레랑보증후군 환자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에게도 자신의 행동과 판단 그리고 피해상황들을 인정받지 못하였을 것이다. 

  저자 이언 매큐언은  P와 R의 실제 상황을 모티브 삼아 이 소설을 써 내려간 듯 하다. 드클레랑보증후군이 얼마나 무섭고 맹목적이며 회복이 안되는 질환인지 안다면 대처 방안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냥 의학용어로 설명하는 것 보다 실제 상황이라 믿을 만큼 정밀하게 묘사한 이 소설을 통해 이를 알리고자 한 것 같다. 

  이 소설의 묵직함과 울림...그리고 긴 여운을 통해 사람의 편협한 생각이 타인을 얼마나 외롭게 하는지, 그리고 타인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귀 기울임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 느껴졌다. 인간에 대한 통찰과 심리 변화를 통해 나 자신도 되돌아 보고, 타인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며 삶을 살아가야겠다. "내가 맞고 타인은 틀리다가 아닌 내가 틀리고 타인이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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