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고통속에도 사랑은 계속된다! <적의 벚꽃>

김경순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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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매큐언의 <견딜 수 없는 사랑>은 자기가 믿는 대로 보는 사람들의 왜곡되거나 의심하는 사랑으로 씁쓸했다.

반면에 왕딩궈의 <적의 벚꽃>은 염소와 청새치처럼 잃어버리고 패배하여도 혼자서라도 사랑을 굳건히 지키는 이야기이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했던  남궁민 주연의 드라마 <연인>이 떠 올랐다.  2권의 책은 우연이 삶을 송두리채 바꾸는 공통점이 있지만 주인공들의 선택은 다르다. 

찬란했던 적의 벚꽃때문에  주인공은 사랑을 잃어 버렸고, 적은 욕망때문에 스스로 벚꽃을 파멸시킨다. 이러한 사랑의 형태는 본 적이 없어 낯설다.  빼앗긴 분노와 상처로 복수를 하고  배신에 대한 슬픔으로 스스로 삶을 파괴해야 할 것 같은데 주인공은 고요와 침묵속에 기다리기만 한다. 

행운과 불행은 함께 찾아오고 운명은 예측 불허이지만  주인공 '나'는 슬픔과 고통속에서도  믿음과 희망을 선택한다. 절망속에서도 삶을 긍정하는 모습으로  "사랑은 없다"고 외치는 세상에 사랑은 상황이 아니고 결단이며 약속임을 본다.


상대방이 변한다고하여  손바닥처럼 뒤집는 사랑이 아니라 주인공  '나'처럼 운명의 소용돌이에서도 반응하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벚꽃피는 계절이다.   한때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이 아니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품격으로 아름다울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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