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무슨 죄, 사랑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김선
2024-04-11
조회수 66

사랑에 대한 책으로 읽기에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 계급과 부의 차이 - 성장, 독재, 강압, 저항, 연대
. 정치적 차이 - 보수와 진보

. 삶의 태도의 차이 - 현실과 영적 세계
. 세대의 차이

그래서 어디서부터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후기를 써야할 지 마음이 정해지지 않는다.

이번 책 읽기는 '사랑에 대한 화두' 를 다루기로 했으므로 여러가지 사랑에 대한 단상을 끄적여 보고자 맘을 먹어본다.

*로자 vs. 에스테반
인어. 요정 혹은 인형같은 모습으로 묘사되는 다른 세계의 아름다움을 지닌 로자는 그 죽음도 비현실적이다.

천상계의 아름다움을 지닌 로자와의 결혼을 위해 2년간 광산에서 고립되어 부자가 되기위해 모든 것을 견딘다.
그러다 그 목적이었던 정혼자를 잃는다.
로자는 정혼자가 2년동안 광산에 박혀 있는 동안 정혼자를 잊어간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로자가 살아남았더라도 과연 이후에 그 둘이 결혼해서 잘 살았을까.

소설의 앞 부분이 ' 적의 벚꽃' 유사하다.
이래서 적의 벚꽃이 너무도 고전적으로 느껴졌었나보다. (이 소설은 1982년 출간작이다, 적의 벚꽃은 2015년)
에스테반의 이후 행보가 '적의 벚꽃' 주인공의 소설 이후의 행보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쨌건 정혼자의 죽음에 첫 반응이 슬픔이 아니라 분노라는 것 부터가 사랑에 대해 어떤 식이던 감정의 교류가 아니라 아름다움에 대한 소유로서 접근하고 있다는 걸 알수 있다.

어릴 적 갖고 싶었지만 못 가진 마론 인형에 대한 집착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미성숙한 사랑으로 느껴졌다.

*클라라 vs. 에스테반
이 소설은 결국 클라라로부터 시작해서 중심도 클라라다. 과연 이런 사람이 가능한 걸까 싶은 '로자'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로자는 육체적인면에서, 클라라는 정신적.영적인 면에서) 비현실적인 사람이자
참을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다.

그 매력으로 인해 의도했던 안 했던 많은 이점과 편의를 누린다. 매력 부자답게 본인은 상대방의 사랑을 갈구하기 보다 많은 여러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베풀기에 바쁘다. (상대방에게 사랑을 갈수 할 필요가 없어서인 듯)

그러나 매력 부자의 삶이라고 해서 사랑만이 넘쳐날까. 매력이 과연 그 사람을 행복하게만 했을까.
관심받고 싶은 이에게 관심을 못 받는 것은 힘들겠지만 원치 않는 사람에게 매력 발산에 되어 계속 관심받는 것은 과연 괜찮은 일일까.
뭐든 과하게 넘치고 부족한 것은 문제인 듯하다.
적당히만 하자.

에스테반은 이 소설을 관통하는 제일 빌런이자 비호감의 소유자인데 그가 가진 유일한 미덕이 클라라를 사랑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신과 맞지 않는 여러가지를 그나마 용인했다는 점. 그러나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변화하는 수준까지는 못되었기에 혼자 남았다.

사실 절대 용납이 안되는 지점들의 종합 백화점격인 민물이라 미리 운명을 예견했다는 이유로 그를 선택한 클라라에 대해서는 아무리 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클라라 vs. 페를라
클라라의 매력부자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캐릭터라고 생각되는 데,
클라라의 매력이 그냥 마술적인 영적인 능력이 아니라 사실은 한 사람의 가장 약하고 힘든 부분을 들여봐주는 따뜻한 마음에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설명해 주어서 그나마 클라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사랑과 보살핌을 충분히 받지 못했고 정서적으로 비틀려 있던 남매는 비슷하게도 적당히를 모른다.

*블랑카 vs. 페드로 ? 테드로?
소설 중에 클라라가 꿈을 해몽하면서 '쌍둥이' 를 부부로 해석하는 지점이 있는데, 블랑카와 페드로는 사실상 영혼의 쌍둥이처럼 자라나서 서로 왜 사랑하는 지 이유가 필요없는 존재가 되었던 것 같다.
운명이라면 차라리 이 커플을 두고 얘기해야 하지 않을지.
사랑은 적당핟 결핍과 고난이 함께할 때 더 타오르는 법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니베아 vs. 세를로
15명의 자녀를 낳아 그 중 몇을 잃고도 마르코스같은 동생과 클라라 같은 딸을 품어 사랑으로 키워낸 후 사이좋게 사고로 함께 사망하는 이 부부야말로 백년해로가 아닌지 싶다.
(재력이 뒷받침되어 가능했던 것도 같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