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아지는 고민 (고민하는 힘을 읽고)

강미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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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의 작가 강상중은 재일교포 2세로 태어나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최초로 도쿄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재일 한국인으로서 자신에 대해, 자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하며 살아왔다. 작가는 특별히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도 어쩔 수 없이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반드시 찾아오며 자아, 돈, 지식, 청춘, 믿음, 일, 사랑, 자살, 노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라고 말한다.

 

자아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성립하는 존재이다. 자아와 자아중심주의는 다르며 ‘상호 인정’을 강조한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진지하게 타자와 마주해야 하며, 자기중심주의에 빠져 ‘나’의 세계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돈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가능한 범위에서 돈을 벌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돈을 사용하고, 그러면서도 돈 때문에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고민하라고 말한다.

 

정보와 지성은 같지 않고 ‘알고 있다’와 사고하다‘는 다르다. 인간의 지성은 학식과 교양에 더해 협조성과 도덕관을 갖춘 종합적인 것이었으나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제는 인간다운 가치관이나 도덕 관념과는 관계가 없어졌다.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지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사람은 믿고 있는 것에서 사물의 의미를 얻으며 의미를 얻지 못하면 살 수 없다. ’믿는다‘는 것은 ’자기를 믿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계속해서 고민해야 한다.

 

사람과 관계를 맺어라. 남을 인정할 때 나도 상대에게 인정을 받는다. 사람은 일을 통해 타인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고 그로 인해 사회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고 내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일을 통해 타자로부터의 배려를 받을 수도 있고, 타자에 대한 배려를 할 수도 있다.

 

사랑에는 형태가 없고 사랑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하다. 그래서 애정이 식었다든지, 예전처럼 사랑하지 않는다고 걱정하기보다는 상대방에게 내가 무엇인지, 상대가 나에게 무엇을 묻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계속해서 응답해야 한다.


노인의 힘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힘이다. 죽음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하고 마음의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두렵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자기 인생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나의 주된 관심사는 ‘마음’이었다. 내 감정에만 빠져들어 다른 사람들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생각만이 옳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은 필연적이었지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런 나에게 작가는 ‘상호 인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나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었지만 정작 상대방에게 무관심하고 행동은 변덕스러웠다.

 

작가의 말대로 타자와 상호 인정을 하지 않는 일방적인 자아는 존재할 수 없었다. ‘상호 인정’은 타인에게 무감각했던 나의 마음을 열어주는 열쇠였다. 타인을 대할 때 무심코 튀어나오던 무뚝뚝했던 얼굴과 말투는 한결 부드러워졌고 마음은 편안해졌다.

 

무엇을 하든, 무엇을 믿든 ’자유’는 괴롭다는 작가의 말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다. 즉흥적이고 직관적인 성격이라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본 경험도 없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많지만 언제나 내가 중심이 되었기에 나아갈 방향을 찾지 못했다.

 

『고민하는 힘』은 나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오랜 고민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고 행동까지 변화시켰다. 돈, 사랑, 죽음 등 앞으로도 진지하고 기분 좋아지는 고민이 계속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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