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칼보다 강한 고민의 힘

김선
2024-05-09
조회수 88

10여년 전에 티비를 보다가 우연히 저자를 알게 되었다. 도쿄 길거리를 걸으며 저자가 자신의 정체성과 사회에 대해서 얘기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다.

그 이후로 저자의 책을 1~2권 접했고,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 분의 책들은 말하자면 인생의 '멘토링북'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성공하기 위한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인생에 대한 자기계발서 같다고 할까.
하지만, 저자는 '~~하세요'. '~~해보세요'. 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자신이 겪었던 일화나 책의 구절을 따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매우 간접적인 방식을 취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그렇구나 공감하다가도 어느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싶을 때가 종종 있다.
화두를 던지고, 자신은 이런식으로 생각했다, 고민했다고 경험을 공유하며 독자가 스스로 고민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고민하는 힘이다.

우선 '나는 누구인가(자신의 정체성 파악)'에서 부터 고민을 시작한다. 아니 본격적인 고민에 앞선 준비 사항이라고 할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 부분에 꽤 많은 분량을 배분한다.
나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그러하기에 비교적 얘기하기 쉬운 뒷 부분의 화두에 비해 더 인상적인 말들을 쏟아낸다.

근대 이후에 사회가 해체되면서 집단(우리)에서 개인(나)이 분리되어 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과 '자기 중심' 과 '자아'에 대한 탐색과 고민이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한 설명은 인상적이면서도 도움이 된다.
즉 '나는 누구인가'란 나는 어떤걸 좋아하고 싫어하는 지 이런걸 고민하는 건가 싶었을 때 단지 그런 차원이 아니라 자아와 타자간의 상호작용까지 고민하는 것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라고 일깨워주는 그 부분이다.
그리고 자아에 대한 '진지한' 대면이 필요하다고 하는 대목도 기억에 많이 남는 대목이었다.



오늘날에는 '진지함'이라는 말이 별로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넌 진지해'라는 말을 들으면 놀림을 당한 기분이 듭니다. 그렇지만 나는 이 말을 좋아하고 나쓰메 소세키다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표면적으로 움직이는 듯한 현대 사회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쐐기가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진지하게 타자와 마주하는 것, 거기에 어떤 돌파구가 있지 않을까요? 어쨌든 자아의 고민의 밑바닥은 진지하게' 계속 파고들어 가다보면 그 끝이 있을 것이고 타자와 만날 수 있는 장소에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은 진지합니까?
나는 죽기전에 단 한사람이라도 좋으니 누군가를 믿으며 죽고 싶습니다. 당신의 그 한 사람이 되어 줄 수 있습니까?



특히 '넌 진지해'라는 말을 들으면 놀림을 당한 기분이 듭니다. 이 부분은 내 얘기 같아서 더 그런 것 같다. 저자가 좋아한다고 해주니 놀림받던 기분이던 내가 위로받은 듯한 기분이 되었다.

나로부터 시작해서 고민들을 차근차근 해보자.!!!

화두가 너무 많아서 떠오르는 생각을 일일히 정리하기 힘들어서 여기까지만 정리하고 계속 고민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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