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여행은 눈썹도 뽑고 떠나는 것

김태희




2. 여행은 눈썹도 뽑고 떠나는 것


이번 이스탄불에서 2년 전 만난 유스프와 그의 친구들은 대입을 준비 중인 중요한 시기라 시간을 내기 어렵지만 잠깐이라도 만나기로 약속했다. 이스탄불에서 만날 젊은 친구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지만, 그들이 중요한 시험과 있어 다음을 기약했다. 이스탄불의 날씨는 머무는 동안 대체로 흐린 전형적인 유럽 날씨였다. Jima는 계절이 바뀌는 일주일이 그렇다고 이 시기가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알려줬다. 며칠 이어진 흐린 날씨가 마음을 가라앉게 한다.


4월 27일에 이스탄불에 도착해 5월 2일 조지아로 합류하기 전 5박 6일 이스탄불 일정은 하나의 모험이었다. 여행짐을 조금 늘렸고 친구와 지인의 추천을 받아 처음 한인민박으로 숙박을 정한 것이다. 여행짐은 몇 번을 고민하다 캐리어를 24인치로 늘였고 업무용 노트북(무게감이 있는)을 갖고 가는 테스트 여행이었다. 출국하는 날까지 고민했지만 그대로 집을 나섰고 바로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 공항 버스를 기다리며 후회했지만 이미 활은 활시위를 떠났다.

그렇게 나는 두 번째 이스탄불에 발을 디뎠다. 박작가님 소개로 구시가지에 있는 한인민박집에서 하루를 묵었고 친구가 소개한 탁심 근처에서 4일을 머물렀다. 이스탄불은 보스포로스 해협을 두고 아시아지역,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처음 왔을 때는 아시아 지역 힐튼에 숙소를 두고 가다쿄이에서 에미뇌뉴로 배를 타고 이동했다. 대중교통이 잘되어 있는 이스탄불은 2년 전 구입한 교통카드를 충전해 전철과 트램, 푸니쿨리, 배와 공항버스 등을 이용했다. 


이스탄불에서 조금씩 뿌려대는 비를 맞으며 짐인 캐리어를 대중교통으로 끌고 이동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현타다! 짐을 내려놓으리라 결심했다. 이 결심은 탁심에서 10분 정도 울퉁불퉁 네모난 돌이 깔린 길과 경사진 길을 덜덜거리며 이동하니 더 굳어졌다. 호스트 Jima는 감사하게도 5층까지 나의 캐리어를 노련하게 옮겨주었다. 한인숙소의 장점은 정보의 교류와 편안함이다. 거기에 예쁜 여호스트 화영씨의 건강한 아침밥은 빼놓을 수 없는 마력이다. 소개받은 쇼핑센터를 구경하고 짐을, 아니 캐리어를 버리리라 결심했다. 그리고 배낭으로 조지아를 가려고 하자 Jima는 선뜻 그의 배낭을 내어주었다. 이것 또한 한인민박 Jima의 여행자에 대한 배려이자 내가 느낀 든든함이다. 노트북을 넣은 캐리어는 이스탄불에 맡기고 필요한 약간의 옷과 짐을 챙겼다. 줄어든 짐의 무게만큼 마음도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이거야! 여행갈 때 눈썹도 뽑고 가라고 했잖아. 


*중국 속담: 千里不捎書(천리불소서)‘천리 길에는 편지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파생되어 ‘천리 길에는 눈썹도 짐이 된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