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도파민 단식합니다" 반(反) 도파민 트렌드  

1. 어플 없이 해외 여행 떠나기 

유재석의 유튜브 채널 ‘핑계고’에서 앱 없이 베트남 여행을 떠난 ‘풍향고’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도앱 없이는 길을 찾는 것이 두렵게 느껴지고, 통역앱 없이는 택시비를 계산하기도 힘들었죠.

더 저렴한 환전소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지치기도 하고, 답답함에 의견 충돌이 쉽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는지 느끼게 했습니다.

ⓒ사진: 유튜브 채널 '핑계고'

2. 금욕 상자: 자제력 구매하기 

스마트폰 사용을 멈추길 어려워하는 MZ세대는 점점 ‘자제력’을 구매하는 방법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잠금 앱을 활용해 이용을 강제로 제한하거나, ‘금욕 상자’를 사용해 스마트폰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트렌드가 퍼지고 있습니다.

ⓒ사진: 유튜브 채널 '엠뚜루마뚜 : MBC 공식 종합채널'

1.『도파미네이션』저자의 제안, ‘자기 구속’

우리는 “그래, 이제부터 스마트폰 그만 봐야지!”라고 결심하지만, 몇 분도 안 돼서 다시 슬금슬금 손이 가곤 하죠. 

뉴욕타임스, LA타임스가 베스트셀러(2021년)로 선정한 『도파미네이션(Dopamine Nation)』의 저자 애나 렘키(Anna Lembke) 박사는 도파민 의존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자기 구속(self-binding)’을 강조합니다.

그는 중독된 물건이나 사람, 환경에서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장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초기 2주를 넘기면, 그다음부터는 서서히 적응하며 새로운 균형을 찾게 되는 것이죠. 

우리 뇌가 중독 대상을 멀리하는 데 익숙해지면, 독서나 산책, 친구들과의 식사처럼 단순한 일상 활동에서도 다시 쾌락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2. 자기 구속의 실현: 도파민 디톡스 여행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을 제어하기 위한 앱 설치자 수는 2023년 1분기 대비 4분기에 들어 64% 증가했습니다. 도파민 디톡스 실천법 등을 담은 도서 구입량은 2023년 1분기 대비 3분기 들어 1.5배가 늘었죠.

이렇듯 최근 디지털 기기와 도파민 자극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를 반영한 여행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피로”나 “도파민 디톡스”를 목적으로 한 여행 상품 검색량이 2021년 이후로 매년 30%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기업들도 단체 워크숍이나 리트릿 프로그램으로 디톡스 여행을 활용하면서, 직원들의 스트레스와 번아웃을 완화하려는 시도를 늘리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아닌 새로운 경험으로 도파민을 자극하면서도, 동시에 마음의 평온과 휴식을 얻을 수 있는 국내외 도파민 디톡스 여행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Section 2. 국내외 도파민 디톡스 여행 사례 

1. 호주의 여행 스타트업 '언요크드(Unyoked)'

언요크드는 숲속이나 오지(奧地) 등 인터넷 신호가 약한 외딴 장소에 숙소를 마련해 의도적으로 자연 속 고립을 경험하도록 합니다. 

이곳에서는 수도관이 없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뒤 톱밥으로 처리하는 불편함까지 감수해야 하죠.

ⓒ사진: Unyoked 홈페이지

이들은 스스로를 숙박 업체가 아닌 자연에서의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정의합니다. 

CEO 크리스 그랜트는 "단 20초 동안 숲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 수치가 감소한다"는 점에 주목해, 자연 속 ‘속박에서 풀려난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모토로 삼고 있죠. 

2. 전남 구례 화엄사 '도파민 해방 프로그램'

템플스테이는 힐링, 자아 탐구, 특별한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며, MZ세대 사이에 인기 있는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실제로 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누적 참여자 수가 676만 명을 돌파했죠.

참가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또한 획일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점점 더 특화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도파민 디톡스 템플스테이'처럼 현대인의 디지털 피로를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홈페이지, 화엄사 프로그램 소개

3. 강원도 홍천군 '힐리언스 선마을'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힐리언스 선마을'은 자연 속에서 머무르며 조금씩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철학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숙박을 넘어, 지친 현대인들에게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사진: 힐리언스 선마을 홈페이지

공식 홈페이지의 입촌 안내문에서는 다른 숙박 시설과는 다른 독특한 안내 사항들이 눈에 띕니다.

이들은 '의도된 불편함'을 주어 자연과 더 깊이 교감하도록 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입촌 이후 디지털 디톡스와 함께 즐거운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제안할까요? 선마을은 식습관, 운동습관, 마음습관, 생활리듬습관의 개선을 통해 삶을 건강한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Section 3. 나만의 도파민 디톡스 여행 계획 짜기

1. 여행 전: 디톡스 계획 세우기

① 시작&종료 날짜 정하기

• 바꾸고 싶은 물질이나 행동이 여러가지더라도,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가장 문제되는 물질이나 행동 하나에 집중하기
• 디톡스를 시작할 날짜와 기간을 정하고, 예상되는 금단 증상을 기록해 대비하기

② 중독성 패턴의 촉발 요인 알기

• 특정 물건을 사용하거나 특정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렇게 하는 것이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 중독 행동을 중단하거나 촉발 요인을 회피하는 데 유용한 방법 모색하기
• 중독성 패턴 직전의 행동이나 생각, 느낌을 적어 보며 중독 행동을 촉발하는 개인적 요인 깨닫기

③ 촉발 요인 행동 대응 계획 세우기

• ‘만약-그렇다면(If-then)’ 문장을 작성해 중독 행동의 촉발 요인 대응하기
• 예시: “만약 내가 파티에 갔는데 누군가가 나에게 와인을 권한다면, 나는 고맙지만 오늘은 콤부차만 마실 거라고 대답할 것이다.”, “틱톡을 보다가 화면에 시간 제한 알림이 뜨면, 영상을 계속 볼지 결정하기 전에 5분 동안 휴대폰을 내려놓겠다.”

디지털 디톡스 여행이 끝나자마자 중독이 재발하여 전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금욕 위반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 구속 전략을 지속적으로 조정하며,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이 효과적이었고, 무엇이 개선되어야 하는지 살펴보며 실행 가능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보세요.

Outro. 도파민 디톡스 여행에 도파민 한 방울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도파민 자극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도파민 디톡스 여행을 통해 디지털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면,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 사람, 그리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없이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금욕 상자를 활용해 사용을 통제하는 시도, 템플스테이와 같은 디지털 프리 여행 프로그램 등, 도파민 디톡스를 실천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강제적으로라도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는 순간, 우리는 더욱 깊이 있는 경험과 몰입을 통해 새로운 만족감을 발견할 수 있죠.  

ⓒ사진: Pixabay

향유력은 우리의 삶을 보다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이 향유력은 “내가 어떤 자극에 이끌릴 것인지, 언제 멈출 것인지를 결정하는 힘”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죠. 

도파민 디톡스는 단순한 스마트폰 사용 제한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되찾고 내면의 평온을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이 여정을 통해 우리가 어떤 자극을 줄이고, 어떤 경험을 더 늘려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온전히 나다운 삶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